바다를 풍요롭게 하는 갯벌 생물

   갯벌의 생물들은 해양과 육지가 맞닿은 접점에 서식하기 때문에 조석과 파랑, 폭우 그리고 육상으로부터 담수의 유입 등 상당히 열악한 환경 조건을 극복해야 한다.
   홍수가 나면 상류에서 운반된 토사로 매립되고 생물은 산소 부족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하며, 파랑이나 조석으로 나타나는 조류는 생물을 본래의 서식지에서 외해역이나 다른 장소로 운반한다. 또 여름철 간조 때에는 고온과 건조에 견뎌야 하고 겨울철에는 심한 추위와 동결이 덮친다. 이러한 물리적 환경의 극심한 변동은 조하대로부터 갯벌에 침입하는 생물을 제한하고 갯벌 생물을 제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갯벌에 특유한 성질과 생활형을 갖는 생물 군집을 발달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갯벌의 생물상은 일ㄹ부 한정된 종(種)이 탁월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며 열악한 환경 조건 때문에 종의 다양성이 전반적으로 낮다.

갯벌생태계를 이루는 주요 구성원들의 서식 형태
  갯벌에는 땅굴을 파는 동물들과 그들속에 더불어 사는 생물들, 서관을 만드는 갯지렁이류 이외에도 말미잘, 조개류, 하향포식자인 바다새와 상향포식자인 저어류, 대형 게 등 여러 종류가 서식한다.

 

   생존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대체로 크기가 작고 짧은 생활사를 가지며 단기간에 번식이 가능한 생물종이 많다. 갯벌 생물의 개체군의 크기는 시공간적으로 심하게 변동하여 낮은 경쟁 능력과 높은 번식률 등의 특징을 갖는 종이 많다.
   갯벌 생물의 대표적인 구성원으로는 저서동물 외에도 외부로부터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내방객이 있다. 갯벌의 먹이 사슬에서 상위에 있는 어류나 바다새 그리고 대형의 포식성 무척추동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크기가 대형이고 생활사가 길며 느린 성장과 낮은 번식률 등이 특징이다.
   하지만 갯벌은 해양 환경 중에서 가장 높은 생산력을 가진 장소로 알려져 있다.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의 종수는 암초 해안에 비하면 빈약하지만 일단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성공한 생물들은 풍부한 먹이 환경 덕택에 크게 번창한다. 이것은 어업이나 양식의 장으로 널리 이용되어 온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저서동물의 분류

   저서동물은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분류 방법에는 첫째 생물의 분류학적 방법인 계통 관계에 의해 문(門)이나 강(綱)으로 나누는 방법이 있고, 둘째로 몸의 크기에 따라 나누는 방법과 셋째로 서식 형태에 따라 나누는 방법 등이 있다.

생물 계통에 따른 분류
 현재까지 지구상에 서식한다고 알려진 120만여 종의 33개 동물문 가운데 32개 동물문에 속하는 생물들이 바다에서 나타난다. 그 가운데서도 빗해파리나 조개사돈, 성게나 불가사리 등이 속하는 15개 동물문의 동물문들은 오직 바다에서만 나타나며 그 밖에 해면이나 산호, 이끼동물 등도 거의 전체 종수의 95퍼센트 이상이 바다에서 난다. 이와 같이 해양은 매우 다양한 생물들을 수용하는 생명의 온상이고 생물의 보고이다. 그래서 이들을 부양하는 서식처도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분류군 중에서 갯벌 생태계 내에서 가장 우점하는 동물 그룹은 환형동물문(Phykum Annelida)의 갯지렁이류, 연체동물문(Phylum Arthroda)의 조개류와 고둥류 그리고 절지동물문(Phylum Arthropoda)의 게나 새우류가 속하는 갑각류 등 3개의 동물군이다. 이들은 전체 갯벌 동물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그 밖에도 성게나 해삼 등의 극피동물문(Phylum Echinodermata)과 히드라나 말미잘 등이 속하는 자포동물문 (Phylum Cnidaria)이 있다. 대체로 이러한 생물종의 구성은 갯벌이 아닌 조하대의 연성 저질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괴물유령갯지렁이     서해 중부 연안의 갯벌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관서다모류이다. 몸은 좌우 대칭이고 긴 춴통형이며 안쪽과 바깥쪽 모두 마디가 있는 체절성이다.

 

 

 

 


갯지렁이류   
다모류(多毛類)라고도 하며 거의 모든 종류가 바다에서 산다. 현재 지구상에서는 1만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280여 종이 보고되었다.  몸은 좌우 대칭이고 긴 원통형이면서 안쪽과 바깥쪽 모두 마디가 있는 체절성(體節性)이다. 머리는 전구엽(前口葉)과 위구절(圍口節)로 되어 있는데 전구엽에는 점 모양의 시각기인 안점(眼點)과 촉수, 촉염 등이 있다.
  촉각을 맡고 먹이를 잡는 역할을 하는 촉수는 종류에 따라 일부 퇴화되거나 변형되었고, 위구절의 배 쪽에는 입과 위구절 촉사가 있다. 몸에는 똑같은 체절이 수없이 많은데 이를 동규적 체절이라 하며, 각 체절에는 한 쌍의 특유한 신관(腎管)이 있어 배설 작용을 한다. 또 각 체절의 좌우에 있는 옆다리에는 운동기관인 강모(剛毛)와 족극(足棘) 그리고 감각 기관인 감촉수, 아가미 등이 있다.
  몸의 표면은 상피 세포를 덮는 굳은 막인 큐티쿨라(cuticula)로 덮여 있고 그 안쪽에 외피와 근육층이 있으며 몸의 가운데에 소화관이 앞뒤로 뻗어 있다. 호흡은 피부로 하지만 아가미를 가지는 종류도 있다. 일반적으로 생식기는 특유한 체절에 발달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은 암수딴몸이다. 알에서 부화되어 담륜자(trochophora)라는 부유 유생 시기를 거친다.
  우리나라 갯벌에서는 참갯지렁이, 흰이빨참갯지렁이,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바위털갯지렁이, 털보집갯지렁이, 괴물유령갯지렁이, 제물포백금갯지렁이 등이 가장 다양하게 나타나는 동물군이다.

피뿔고둥     조가비가 두껍고 단단하며 보통 주먹 모양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조간대부터 수심 20미터 사이의 모래나 펄 바닥 또는 바위 밑에 산다.

 

 

 

 

 

연체동물     연체동물(軟體動物)이라 하면 그 어원에서 느낄 수 있듯이 '부드러운'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개, 고둥, 문어, 오징어 등을 포함하며 체제(體制)의 변화가 많은 동물군을 말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5만여 종이 있다. 몸은 좌우 대칭이며 머리, 발, 몸통, 외투막(外套膜)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외투막에서 분비된 조가비가 있다. 몸의앞 부분에는 입과 눈, 그리고 촉각이 있는 머리가 있고 몸통은 발의 등쪽에 있는데 부풀어 올라 커진 내장낭(內臟囊)을 이루며 이 안에 생식소와 내장 기관이 있다.
  내장낭과 족부를 덮고 있는 것을 외투막이라 하고 외투막과 내장낭 사이의 빈 공간을 외투강(外套腔)이라 한다. 여기에 아가미가 있고 항문, 배설기, 생식기가 있다. 발은 특별히 잘 발달된 근육으로 되어 있고 먹이를 잡거나 이동하는 데 쓰이며 몸통과 명백한 경계가 없는 것이 많다. 갯지렁이류와는 달리 마디가 전혀 없다.

맛조개     가늘고 긴 장방형으로 길이는 약 6센티미터에 달하고 조가비는 까지기 쉽다. 서해 중부 연안의 모래펄갯벌로 이루어진 조간대 중부에 많이 분포한다.

가무락     조가비의 모양은 떡조개와 비슷하나 더 부풀어 있고 색깔은 보통 흑자색이다 . 두꺼운 조가비의 표면은 천의 결 모양이며 전국 펄갯벌의 상부에서 볼 수 있다.

 

 

 

  연체동물은 대부분 암수딴몸이나 암수한몸인 것도 많다 오징어나 문어류가 포함되는 두족류를 제외하고는 발생 때에 담륜자와 피면자(veliger)라는 부유 유생 단계를 거쳐 변태하여 성체가 된다. 연체동물은 종수가 절지동물 다음으로 많고 서식 범위도 높은 산에서 심해에 걸쳐 해수와 담수, 육상에 널리 분포한다. 따라서 형태와 생태가 다양하고 대부분 자유 생활을 하며 공생이나 기생을 하는 것도 많다.
  수산업에 중요한 고둥류, 조개류, 두족류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갯벌에서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종류로는 백합, 피조개, 고막, 바지락, 가무락, 맛조개, 동죽, 개량조개, 굴, 홍합, 참고둥, 큰구슬우렁이, 대수리, 낙지, 주꾸미 등 다양하다.

  갑각류     갑각류는 게, 새우, 집게, 가재 등 주로 물 속에 사는 절지 동물을 포함한다. 대부분 바다에서 살지만 민물에 사는 종도 많다. 현재 세계적으로 3만2천여 종이 알려져 있다.
  몸은 체절로 구성되고 머리,가슴, 배의 세 부분이 뚜렷하나 머리와 가슴이 서로 붙어 두흉부를 형성하며 대부분 등딱지인 갑각(甲殼)으로 덮여 있다. 머리 부분에는 감각기로 작용하는 두 쌍의 촉가과 먹이를 잡는 구기(口器)라는 부속지(附屬肢)가 있다. 가슴과 배에는 걷거 헤어을 치기 위한 다리가 있으나 그 수나 발달 정도는 무리에 따라 다르다.

밤게        담갈색을 띠는 원형의 딱딱한 등딱지를 가지며 표면에는 과립이 산재한다. 5,6월경이 되면 조수가 빠진 뒤에 짝짓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 잡히면 죽은 흉내를 내며 움직이지 않는다. 보통의 게는 옆으로 기는데 이종류는 앞뒤로 기어가며 몸의 뒷부분부터 모래속으로 잠입한다.



꽃게       우리나라 서남해와 동중국 해에 분포하며 가장 값비싼 식용게로 등딱지는 보통 초록색을 띤연한 청색이다. 성체는 연안 조하대에서 수심이 20∼40미터인 곳의 모래질이나 펄 바닥에 서식하고 6.7월에 산란하며 얼니 시기는 주로 갯벌에서 보낸다.

 


넓적왼손집게    우리나라 서해 갯벌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집게류이다. 성체의 왼손 바깥면에는 말미잘이 부착하여 공생하 기도 한다.

 

 

 


 

범게    전세계에서 황해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보존이 필요한
종이다. 등딱지와 다리는 연한 황색이며 등쪽아가미 구역에 있
는 한 쌍의 둥근 무늬와 다리의 가로 무늬는 적자색이다.

 

 

 

 

  소형의 갑각류는 특별한 호흡기가 없고 몸의 표면이나 항문으로 산소 교환을 하며 대형의 무리는 아기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몸통은 얇은 막상의 키틴질이나 두꺼운 탄산칼슘이 쌓여 있는 외골격으로 덮여 있어 성장을 하려면 탈피를 통해 딱딱한 껍데기를 벗어야만 하다. 단미류(斷尾類)인 게 종류는 등딱지가 매우 발달외어 있고 배는 등딱지의 하부에 구부러져 안겨 있다. 촉각은 조그마하게 등딱지의앞쪽에 있는데 잘 관찰하지는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제일 앞쪽의 다리는 집게처럼 생겨 먹이를 잡거나 같은 종끼리 신호하기 위하여소리를 내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갑각의 등쪽에는 내장의 위치에 대응하여 다양한 융기를 볼수 있다. 꽃게류는 제일 뒷다리의 선단이 원반 모야으로 되어 있어 수중 을 해엄치는 데 적합하다. 알에서 막 나온 슈생은 노플리우스(nauplius), 조에아(zoea), 메갈로파(megalopa)라는 플랑크톤 생활을 하는 부유 유생시기를 거치면서 탈피, 변태하여 새끼 게가 된다.

갯가재     몸길이는 약15센티미터까지 성장하며 서남해안의 모래펄 바닥에 구멍을 파고 산다. 작은 갑각류나 갯지렁이, 어류 등을 먹는 육식성이다. 오른쪽은 갯가재의 탈피각이다.


갑각류에는 갯벌에서 흔히 볼수 있으며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종이 대댠히 많다. 대표적으로 보리새우, 대하, 밀새우, 꽃게 민꽃게, 밤게, 칠게, 농게, 쏙, 쏙붙이, 따개비, 바위게 등이 있다. 극피동물 불가사리와 성게, 해삼등을 포함하는 극피동물(棘皮動 物)은 석회질의 딱딱한 골격으로 되어 있다. 몸은 방사 대칭형이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7천여 종이 보고되어 있다. 모두가 바다에 사는데 바다나리처럼 자루를 가지고 고착 생활을 하는 종류도 있지만 그 밖의 다른 종류들은 모래나 펄 속에서 이동하며 생활한다.

검은띠불가사리    우리나라 모든 연안의 천해에서 모래나 모래펄 바닥에 산다(왼쪽)

아무르불가리     우리나라의 모든연안에서 가장 흔한 종으로 포식어이 매우 높다(오른쪽)

대부분이 암수딴몸이고 플루테우스(pluteus), 비핀나리아(bipinnaria), 아우리쿨라리아(auricularia), 등 독특한 모양의 부유 유생 시기를 보낸다. 우리나라의 갯벌에서는 아무르불가사리, 별불가사리, 긴팔불가살이, 가시닻해삼류 등이 흔하게 보이며 재생력이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 조간대 하부의 모래펄 속에 가시닻 해삼이 대단히 많이 나는데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포동물     산호, 해파리, 히드라, 말미잘 드으이 자포동물(刺胞動物) 은 대부분 바다에 살며 히드라충류의 일부만 기수나 민물에 산다. 세계적으로 9천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70여 종이 보고되었다.

가시닻해삼      우리나라 조간대 하부의모래펄 속에서 많이 나 는 극피 동물이다. 서관 속에 더블어 사는 많은 종류들이 있어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바다선인장     곤봉 모양으로 몸의 일부분을 모래나 펄 속에 파묻고 나머지 윗부분을 기질 위로 내밀고 생활란다.

 

 

 

 

  자포동물의 몸은 방사 대칭이고 촉수와 자포를 가지고 있으며 고착성인 포립(polyp) 형과 부유하는 해파리형이 있다. 대표적인 자포동물인 말미잘은 몸의 구조가 간단하고 부드러우며 입은 항문의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갯벌에서 볼수 있는 대형 저서동물 주에서는 가장 하등한 부류에 속한다. 입주위에는 자포를 구비한 촉수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 갯벌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종류로는 측해변말미잘, 담황줄, 말미잘, 바다선인장, 바다조름류, 히드라충 등이 있다.

크기에 따른 분류
  갯벌이나 해양의 밑바닥에 사는 생물은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현미경적 크기인 극미소 저서생물도 있고, 일번의 사가미만이나 규슈 등지의 해역 수심 50∼200미터 깊이에 사는 거대거미 게처럼 등딱지가 38×29센티미터이고 다리 길이가 무려 3미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갑각류도 있다. 저서생물은 일반적으로 동물학적인 분류하여 연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크게 초대형 저서생물(megabenthos)과 대형 저서생물(macrobenthos), 중형 저서생물(meiobenthos), 소형 저서생물(microbenthos)로 구분된다. 저서동물은 모래나 펄에서 선별해낼 때 사용하는 정량 채집요의 체 구멍(그물코)의 크기에 따라 몇 단계로 구분되며 채집과 처리 방법도 각기 다르다.
  수산업적으로 중요한 종에는 주로 초대형 저서생물이 많이 포함된다. 이들은 대부분 먹이 사슬의 상위 단계인 포식자인 경우가 많고 소형의 저서생물 군집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더욱 중요하다.

동죽     부유물식자인 동죽은 서해안 모래펄갯벌의 중부 조간대에 많으며 주로 식용으로 이용한다.

 

 

 

민칭이     서해 주우의 연안에서 가장 전형적인 퇴적물식을 하는 고둥류이다. 물이 빠지면 개펄 속으로 파고든다.

 

 

 

 

서식 형태에 따른 분류
  저서생물은 그 생활형에 따라 모래나 펄, 암초 등 해저 기질의 표면에 사는 표생생물과 기질의 내부에 사는 내생생물로 대별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좀더 구체적인 표생 저서생물과 내생 저서생물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갯벌에서는 종수에 있어서 표생동물보다는 내생동물이 훨씬 많다. 왜냐하면 표생동물은 간조 때 혹독한 기후 환경의 조건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포식자에게 완전히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개류와 갯지렁이류, 가시닻해삼, 긴팔거미 불가사리 등이 내생생물에 해당되는데 바다선인장이나 키조개처럼 몸의 일부를 모래나 펄 속에 파묻고 나머지 윗부분을 기질 위로 내밀고 생활하는 반내생 저서생물로 세분되기도 한다.

따개비     대표적인 부착생물인 따개비는 주로 바위 해안의 조간대 중상부에 서식하지만 수중 구조물 등에 번식하여 피해를 끼치는 오손생물이기도 하다.

 

 


  표생생물에는 굴이나 따개비, 대형 해조류처럼 이동성이 없는 것도 있으나 새우나 게, 불가사리처럼 자유롭게 움직여 다니는 것도 있다. 또 암반에 부착하는 종류라 하더라도 반드시 커다란 암초나 바위 등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갯벌의 모래나 펄 바닥에 조가비나 조그만 자갈 등이 노출되어 있다면 이들을 기질로 하여 생활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말잘피     해산 현화식물의 한 종류인 말잘피는 바위 해안의 조간대 중부 조수 웅덩이에서 많이 분포한다.

 

 

 

 

 

 

 

   대표적인 부착생물에는 굴, 홍합, 따개비, 히드라, 이끼벌레류(태형동물), 석회관갯지렁이류, 대형 해조류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부착생물에는 흔히 선박의 밑바닥이나 수중 구조물 등에 번식하여 피해를 끼치는 오손생물도 포함된다. 해조류나 잘피류와 같은 대형 해산식물의 잎사귀 위에는 엽상생물이라고 하는 다양한 표생생물이 있는데 그 가운데 몇몇 히드라충류의 유생은 특정 해조류에 함유되어 있는 화학 물질에 유인된다고 한다.

 

저서동물의 생활

  갯벌은 밑바닥이 모래나 펄로 되어 있어 바위 해안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하다. 또 몸을 숨기거나 도망칠 피난 장소가 없어 겉보기에도 생물들은 잘 보이지 않고 실제로 다양하지도 않다. 암초 지대에는 바위 사이의 좁은 틈새와 파도가 직접 맞닿지 않는 바위 그늘이나 표면의 우묵한 곳에 많은 생물들이 몸을 숨기고 있다.
  예를 들어 총알고둥이나 좁쌀무늬총알고둥은 바위 우묵한 곳의 약간 젖은 부분에 모이고 바위게는 바위의 틈새에 들어가 있다. 갯벌의 상부 지역에서도 암반이 있는 곳에는 틈새에 총알고둥이 몰려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넓고 평평하여 은폐물이 적은 갯벌에ㅓ 서식하는 생물들은 긴 진화의 역사를 통해 갖가지 생활 수단을 획득하며 그 준엄한 환경에 적응하여 왔다.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이 획득한 첫 번째 적응 수단은 모래나 펄 속에 파묻혀 생활가거나 서관을 만들어 그 속에 사는 것이다.

맛조개의 땅속 매몰 생활        맛조개는 단단하고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 펄 위에 놓으면 그 끝의 뾰족한 다리를 펄 속으로 넣고 다시 앞쪽 끝을 부풀게 하여 다리를 움츠린다. 부푼 부분이 받참이 되어 긴 조가비는 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민칭이    조수가 밀려 나가 뒤 얼마 동안은 갯벌의 지표면에서 먹이를 취하지만 지표가 건조해지면 모래 속으로 잠입하여 버린다.

 

  동물의 대부분은 모래나 펄 속에 구멍을 파고 매몰하여 생활하며 그 속에서 먹이를 취할 수가 있다.  갯지렁이류나 이매패류도 대부분 이러한 내생동물에 속한다. 물론 군데군데 자갈이나 조그만 암반, 말뚝 등에 착생하는 부착생물도 있지만 이무리는 바위 해안에 비하면 매우 적다. 이러한 내생동물등의 생활을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몇 개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조개류와 고둥류의 땅속 매몰 생활 첫 번째 유형은 대부분의 조개류처럼 모래나 펄 속에 자신의 몸을 매몰만 하고 있다 동물이다. 바지락은 마치 도끼처럼 생긴 발을 사용하여 모래속을 재빨리 잠입할 수 있다. 인천 주변 펄 갯벌에서도 흔하게 볼수 있는 맛조개는 단단하고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 펄 위에 놓아 주면 그 끝의 뾰족한 다리를 펄 속으로 넣고 다시 그 앞쪽 끝을 부풀게 하여 다리를 움추린다. 부푼 부분이 받침이 되어 긴 조가비는 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러한 동작은 불과 수십초 사이에 일어난다.

큰구슬 우렁이      조가비의 표면이 항상 모래로 문질러져 평평하고 미끄럽다. 치설을 이용하여 주로 조개나 다른 고둥을 포식한다.


 

 

 

  조개류는 2개의 조가비를 가졌다고 하여 이매패루하고 하며 도끼 모양의 뾰족한 발을 가지고 있어 부족류(斧足類)라고도 한다. 이것으 갯벌의 모래나 펄 속으로 파고드는 생활에 적응한 좋은 예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나는 이매패류는 250여 종이 있는데 종류에 따라서 서식처와 서식방법, 서식하는 모래나 펄의 깊이가 각기 다르다. 바지락이나 대합등은 10센티미터 정도까지 잠입하나 보통은 5센티미터 정도의 깊이에 머물며 입수관과 출수관을 퇴적물의 표면으로 매뻗고 해수를 체내로 빨아들인다. 이매패류는 이러한 방법으로 모래나 펄 속에 매몰된 상태로 있으면서 아가미를 통해 수중의 산소를 얻어 호흡하고 먹이를 걸러 취할 수가 있다. 고막이나 피조개의 무리는 수관이 아주 짧아 조가비 밖으로 돌출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서식하는 깊이가 얕고 조가비 자체를 갯벌 표면으로 내놓는 경우도 많다. 한편 떡조개나 우럭은 매우 기다란 수관을 가지고 있어 서식심도가 30센티미터에 달한 정도로 깊다. 우럭의 수관은 아주 길고 단단하며 검은 각피(殼皮)를 쓸고 있고 체내에서 수관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단히 크다.

서해비단고동      우리나라 서해의 모래펄 또는 모래갯벌에서 표층 퇴적물식을 하는 고둥류이다. 장소에 따라서 엄청난 밀도로 서식한다.


 

  복족류에 속하는 큰수슬우렁이나 흰민칭이도 모래나 펄 속에 매몰하여 생활하면서 먹이가 되는 이매패류를 찾아 잠행한다. 그 때문에 큰구슬우렁이의 조가비는 항상 모래로 문질러져 표면이 평평하고 미끄럽다. 따라서 표면에는 각피나 해조류도 부착되지 않고 매끈하다. 갯고둥이나 왕좁쌀무늬고둥, 민칭이 따위도 조수가 밀려 나간 뒤 얼마 동안ㅁ은 갯벌의 지표면에서 먹이를 취하지만 지표가 건조해지면 모래 속으로 잠입하여 버린다. 갑각류에 속하는 밤게도 갯벌 표면이 건조해지면 모래 속을 들어가며 등각류에 속하는 파란투라는 항상 모래 속에 잠입하여 생활한다. 또 바닷물이 얕게 고인 곳에 아름다운 촉수를 꽃 모양으로 펼치고 있는 측해변말미잘은 조수가 빠지고 지면이 건조해지 촉수를 퇴적물 속으로 당기면서 몸체를 움츠리고 모래 속으로 잠입한다. 건조의 정도에 따라 그 깊이가 다른데 깊이 잠입하면 10센티미터 이상이나 파고 들어간다.
 

게들의 땅굴 생활
두 번째 그룹은 단순히 몸체를 파묻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땅굴을 파고 갱도 속으로 도피하는 동물군인데 주로 게 종류에서 볼수 있다. 게류는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200여 종이 알려져 있는데 갯벌의 상무에 사는 많은 종류들이 땅굴을 판다.

쏙붙이     주로 모래펄갯벌에서 서식하는 쏙붙이의 땅굴은 갯지렁이나 조개류처럼 공생하는 생물들에게 주거 공간으로 제공된다

 

 


    겉모양은 갯가재와 비슷하나 오히려 집게류에 더 가깝다. 모래펄갯벌에 Y자모양의 깊은 구멍을 파고 살며 부유물식을 한다.

 

 

 

엽낭게는 고조선의 허무러지기 쉬운 모래 바닥에 수직으로 구멍을 파고 사는데도 불구하고 그 구멍의 입구는 둥그렇게 잘 만들어져 있다. 조수가 차오면 땅굴은 허물어져 모래로 파묻히지만 조수가 빠지면 기어 나와 양 집게다리를 사용하여 표면의 모래를 입으로 운반한다. 그리고 구기 속에서 먹이인 유기물을 골라 먹으며 나머지 모래를 덩이로 만들어 내버리고 피난처인 굴을 다시 만든다.

농개     펄갯벌의 조간대 상부에 많으며 수컷의 집게다리 가운데 어느 하나는 매우 크고 붉은색을 띤다(왼쪽).

밤게     모래펄갯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게이다. 5~6월경이면 짝짓기가 한창인 밤게를 볼 수 있다(오른쪽).

 

  모래 바닥에 굴을 만드는 종류로는 엽낭게 이외에도 조간대 상부의 깨끗한 모래밭에 사는 달랑게와 펄갯벌에 사는 칠게, 농게, 넓적콩게 등이 있다. 방게는 비교적 조수가 자주 미치지 않는 고조선 상부의 갈대밭에 땅굴을 만들기 때문에 해수에 의해 파괴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고 그 땅굴은 단단하며 도망갈 길도 있는 복잡한 형태이다.

 

꽃갯지렁이류의 관 속 생활
  세 번째 그룹으로는 퇴적물 속에 잡입하여 얇은 막이나 키틴질을 분비하여 서관을 만들고 그 안에 사는 동물군이다. 그 예로는 넓적집갯지렁이, 새날개갯지렁이, 괴물유령갯지렁이, 싸리버섯갯지렁이 등이 꽃갯지렁이류와 미소 단각류 등이 있다. 이러한 종류들은 대형 해조류나 잘피 등의 해산 현화식물과 함께 퇴적물 안정자로 알려져 있다.

괴물유령갯지렁이의 서관     주로 모래펄갯벌에 사는 괴물유령갯지렁이는 퇴적물 속에 잠입하여 얇은 막이나 키틴질을 분비하여 서관을 만들고 그 안에 산다. 서관에는 모래나 조개 파편 등이 붙어 있다.

 

 

 

 

  집갯지렁이류는 밖으로 나와 있는 서관의 앞쪽 끝에 닻의 역할을 하는 조가비나 해조 등을 부착한다. 퇴적물 속에 있는 서관의 후단은 열려 있으며 땅굴은 더욱 깊게 속으로 이어져 있다. 새날갯지렁이는 U자형의 굴집에 살고 갈색의 얇은 막질의 서관을 분비한다. 관 속의 생활에 적응하여 있기 때문에 몸체는 부드럽고 흰색을 띠는 색다른 종류들이다. 이 두 종류의 서관은 비교적 부드러우나 빗갯지렁이류는 모래 입자를 붙인 얇은 석회질의 서관을 분비하여 모래 위로 마치 연통을 세운 것같이 돌출 시킨다.  
  서관을 분비하는 또 다른 종류에는 우산석회관갯지렁이류처럼 딱딱한 석회질의 관을 만드는 다모류가 있는데 이들은 석회관을 바위나 자갈 같은 경성 기질에 고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갯벌에 적응한 동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간극생물

갯벌에 나가 모래펄을 떠서 샤알레에넣고 혐미경으로 관찰하면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우 특징적인 동물군이 생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들은 모래 입자의 틈바구니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크기는 제한되고 생김새도 특히하다. 대체로 크기가 아주 작고 동물 분류학상의 위치에 관계없이 가늘고 길며 모래 알갱이에 부착하기 위한 각조으이 기구가 발달하였다.
  이러한 밀리미터나 마이크로 단위의 동물군에는 놀랍게도 원생 동물(原生動物)부터 원색동물(原索動物)에 이르기까지 온갖 무척추동물이 나타난다. 해양 생물학자들은 이들을 모래 알갱이의 틈새에  사는 생물이라 하여 간극생물이라 부르며 대체로 0.1∼1밀리미터 정도의 크기여서 중형 저서생물이라는 동물군에 포함 시킨다.
  간극생물들의 분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소는 역시 간극의 크기를 결정하는 모래 알갱이의 크기이다. 입도의 조성은 그 해역의 수력학적이 조건의 결과이며 퇴적물 내의 산화층과 환원층의 두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알갱이 크기가 크면 클수록 보수력은 작아지나 생물들이 살 수 있는 간극은 커지며 이 간극의 크기는 중형 저서생물 군집의 조성을 결정한다. 이밖에 퇴적물 내의 온도나 염분 농도 등도 이들의 분포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간극생물들은 이렇게 특수한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적응 형태를 보인다. 우선 크기가 작고 간극을 누비고 다니기 위하여 몸의 형태가 가늘고 길쭉하며 부드럽다. 와충류나 복모류, 선형동물(線形洞物)에는 모래 입자에 부착하기 위하여 점액선(粘液腺)과 같은 점착 기관이 발달하고 갑각류나 완보동물 등에는 모래 입자를 붙잡을 수 있도록 집게발이나 갈고리가 있다. 섬모충류나 와충류 그리고 고둥류 등은 파도에 따라 움직이는 모래 알갱이 사이에서도 다치지 않기 위하여 골편을 가지기도 하며 선형동물은 몸의 표면이 큐티쿨라로 덮여 있다.
  먹이의 섭취 방법을 보면 갯벌의 대형 저서동물들처럼 육식자도 있고 이매패류처럼 부유 현탁물만을 취하는 동물도 있으며 퇴적된 유기물을 취하는 퇴적물식자도 있다. 이 가운데 해조식자(海藻食者)가 비교적 많은 편인데 특히 모래 입자 표면의 박테리아나 부착 규조류를 주요한 영양원으로 한다. 대표적인 간극동물인 복조류, 선충류, 원시환충류 등은 갯고둥처럼 입자 상태의 유기물을 먹고 생활한다.
  전세계에서 간극동물은 평균 1제곱미터에 약 100만 개체가 출현하며 그 생물량도 1제곱미터당 1,2그램에 이른다. 이들은 개체수이건 생물량이건 조간대에서 제일 높으며 심해저에서도 발견된다. 가장 많은 양이 나타나는 동물군으로는 선형동물과 갑각류에 속하는 저서성 요각류인 하르팍티쿠스류(harpacticoid copepods)가 있다.
  펄갯벌의 상부 1센티미터 이내에서 전체 간극동물 가운데 94퍼센트정도가 출현한다는 보고가 있으나 모래갯벌에서는 90센티미터 깊이까지도 발견된다고 한다. 이들은 퇴적물 내에서 온도나 염분의 변화에 따라 수직 이동을 하는데 초여름에는 지표면을 향하여 이동하고겨울철이 되면 심한 추위를 피하여 더욱 깊은곳으로 이동한다.

 

갯벌에서 먹이를 구하는 바다새들

갯벌에서 저서동물의 현존량(現存量)에 생활을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동물로는 도요새와 물떼새류 같은 철새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갯벌 생물의 포식자이며 갯벌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도요새나 물떼새류의 대부분은 북만주나 시베리아 등지에서 해마다 4월말에서 7월초까지 번식하고 태국,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나 뉴질랜드 등지로 이동하는 도중에 9월과 10월을 전후하여 우리나라의 갯벌에 날아오며 일부는 월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봄에 우리나라를 거쳐 다시번식지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휴식이나 네너지의 보충을 위하여 가을철과 봄철에 우리나라에 들렀다 가는 통과새들ㅇ니 셈이다.
  나그네새들은 극지의 번식지에서 단독 생활을 하며 이동 시기에는 여러 종으로 구성되는 혼군(混群)을 형성한다. 그리고 먹이를 섭취하는 장소에서는 개체군의 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공간이나 먹이를 둘러싼 경쟁과 공격적 상호 작용이 나타나며 그 결과 생태적 지위의 분리가 생긴다.

갯벌에서 먹이를 구하는 바다새들         도요새나 물떼새가 먹이를 취하느 갯벌은 하천으로부터 풍부한 영양염이 공급되기 때문에 저서생물의 생산성이 매우  育?곳이다.

 

 


철새들의 휴식       갯벌은 나그네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통과 도중에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한 급식 장소가 된다.


 

 

 

  나그네새들은 이동 시기가 되면 산림보다는 주로 해안, 습지, 경작지등을 중심으로 많이 찾아오며 도요새나 물떼새가 가장 많은 종류를 차지한다. 이렇듯 갯벌은 도요새나 물떼새를 일컫는 섭급류(涉禽類)가 먹이를 섭취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지구상에 알려진 217여 종의 섭금류 가운데 한반도를 통과하는 도요새나 물떼새는 54종 정도이다.
  도요새는 부리와 다리 그리고 목이 길지만 물떼새는 짧아서 쉽게 구별된다. 도요새는 갯벌이나 얕은 물속에 머리를 박고 촉각을 이용하여 먹이를 잡지만 물떼새는 시각으로 먹이를 쫓아 잡아먹으므로 먹이 포착 방법도 서로 다르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우리나라의 주요 강 하구의 광활한 갯벌은 나그네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통과 도중에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한 급식 장소가 된다.
  우리들이 볼수 있는 대표적이 섭금류로는 민물도요, 흰물떼새, 개꿩, 왕눈물떼새, 흑꼬리도요, 붉은어깨요, 뒷부리도요, 청다리도요, 큰뒷부리도요 등이 있다. 이들은 대개 해안의 갯벌이나 염전, 논, 내수면의 물가에서 사는데 깊은 물에서는 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헤엄치거나 물에 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에 수심이 아주 얕은 물에서 먹이를 찾는다.
  이동 시의 도요새나 물떼새가 먹이를 취하는 갯벌은 하천으로부터 풍부한 영양염이 공급되기 때문에 저서생물의 생산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저서동물의 높은 현존량은 주로 이매패류에 의존 하는데 개체수의 밀도에서는 갯지렁이류가 우점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검은머리물떼새는 하루에 315개체의 새조개류(Ceratoderma)를 잡아먹고 붉은발도요는 4만개체의 옆새우류(Corophium)를, 붉은가슴도요는 730개체의 대양조개루(Macoma)를 먹어 치운다.
  북동 잉글랜드 지바으이 티스(Tees) 하구역에서는 7종의 섭금류와 오리류가 그 지역 전체 대형 저서동물 생물량의 거의 90퍼센트를 제거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새들의 하향 포식(下向捕食)이 갯벌의 저서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잘 밝혀져 있지 않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전체 저서동물 생산량의 20퍼센트 정도는 소비할 것으로 추정한다.
  많은 종류의 새들이 먹이와 휴식, 산란과 번식 장소로 해안 습지를 이용하는데 어떤 종류의 철새들은 특정 습지를 통과해야만 한다. 따라서 그 습지가 파괴된다면 금방이라도 이런 새들은 멸종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하여1971년 이란의 람사(Ramsar)에서 92개국이 모여협약(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을 정하여 전세계의 중요한 습지 775개소, 5,319핵타르를 보호하도록 하였다.칠면초        생육지의 범위가 넓을뿐 아니라 내염서잉 강하며 장기간의 침수 상태에서도 생육할수 있는 호염성 식물이다. 흔히 펄갯벌의 조간대 상부에서 순군락을 이룬다.


 

 

 

 

 

 

갯벌의 식물

갯벌 생태계 내에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합성하는 이른바 1차 생산자인 식물은 크게 4개의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조선이나 그보다 높은 장소에 번식하는 염생식물과 조간대를 중심으로 번식하는 대형 해조류, 모래나 펄 바닥의 표면에 착생하는 미소 저서 조류 그리고 만조 때 갯벌 위의 표영 환경에 존재하는 식물 플랑크톤이 그것이다.

염생식물
염분이 있는 땅에 사는 식물을 일컬어 염생식물이라고 한다. 주로 해변이나 해안 사구, 내륙의 염지등에 서식하는 육상 고등 식물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 생육하는 염생식물은 총 16과 40여종이 보고되었으며 특히 서남해안 갯벌의 상부 지역에 그 군락이 잘 발달하여 있다.
  염습지에서 염생식물 군락을 형성하는 식물 종들은 그 생육의 특징에 알맞은 입지 조건에서 자생한다. 이토질(泥土質) 의 염생식물 군락에는 퉁퉁마디, 해홍나무, 나문재, 칠면초, 갯개미취, 강피, 갯는쟁이, 갈대, 천일사초 등이 있는데 순군락이나 혼군락(混群落)을 이루는 경우가 많으며 이 가운데 퉁퉁마디가 선구적인 개척자 식물이다.
  퉁퉁마디는 모래질 토양이나 건조한 지역에서는 생육이 좋지 않으며 저습한 염습지나 염전의 수로 부근에서 순군락을 형성한다. 그러나 강우가 계속되어 장기간 침수되면 말라 죽어 버린다. 칠면초는 만조 때에 침수되는 낮은 지대부터 고조선 이상의 건조한 지역까지 그 생육자의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내염성이 강하며 장기간의 침수 상태에서도 생육할 수 잇는 대표적이 호염성(好鹽性) 식물이다.

해당화     바닷가 모래땅에 자라는 장미과의 낙엽 관목이다. 5∼ 7월에 홍자색의 꽃이 된다.

 

 


갯메꽃     모래갯벌의 육사부 모래땅에 자라는 다년초이다. 5,6월에 분홍색의 꽃이 핀다.

 

 


참골무꽃     바닷가 모래 땅에서 자라는 다년초로 7,8월에 자주 색의 꽃이 핀다. 해안 염습지와 기수성 침수 지역에는 갈대, 지체, 천일사초, 세모고랭이, 부들 등이 군락을 이룬다. 특히 갈대 군락은 기수지역의 대표적인 식생으로 담수의 유입이 없는 해안에서는 생육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

 


  천일사초는 고운 모래가 섞인 습한 이토(泥土)가 있는 장소에서 생육이 왕성하며 갯질경이는 사질 이토의 건조 지대에서 잘 자란다. 동해안에는 보리사초, 갯메꽃, 갯쇠보리, 순비기나무 군락이 대표적으로 잘 자라는데 서해안이나 남해안과는 달리 해안 퇴적물의 특징인 사구에 자생하는염생식물만 있을 뿐 이토성 염생식물은 전혀 볼수 없다.
  한편 방대한 서남해안의 갯벌은 그 동안 간척지로 조성되어 농경지로 변하였고 신도시, 신공항, 신항구 등의 건설을 위한 매립으로 광대한 염습지 식생이 차츰 그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그나마 야각 남아있는 간석지나 염습지도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해안 매립을 중단하고 갯벌과 염습지와 해안 사구의 식생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염생식물 군락이 보존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형 해조류
  대형 해조류가 고착하기 위해서는 딱딱한 경성 기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갯벌에서는 암반 지대에 비해 종류가 훨씬 단조롭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갯벌에서 흔히 볼수 있는 종류에는 주로 녹조류에 속하는 구멍갈파래, 파래류, 깃털말 등과 홍조류에 속하는 김과 꼬시래기 등이 있다.

파래      갯벌에 우점하는 해졸류에는 파래나 갈파래가 있다. 파래는 딱딱한 기질이 있으면 쉽게 부착하며 이따금씩 갯벌의
전면을 덮기도 한다


 

  이들은 부착할 수 있는 딱딱한 기질이 있다면 겨울에서 봄 사이에 걸쳐 무성하게 자란다. 특히 구멍갈파래나 파래류는 갯벌의 퇴적물 표층을 메워 버릴 정도로 번성하며 파도에 밀려 해면과 육지가 맞닿은 곳인 정선에 쌓이기도 한다.
  대형 해조류가 무성하게 자라는 시기는 일년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혀존량으 매우 많다. 또 분해물은 최종적으로 미세한 유기 쇄설물이 되어 갯벌에 사는 동물들에게 매우 중요한 먹이 원천이 되지만 물과 퇴적물 사이의 경계층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물질 교환을 차단하여 바닥이 썩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고수온기인 여름철에 파도가 잔잔한 곳에서는 부분적으로 갯벌 생물의 대량 폐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미소저서 조류
펄갯벌 조간대에는 부착할 만한 경성 기질이 없고 퇴적층이 물리적으로 불안정하여 대형 해조류의 서식이 부적합한 반면 미소조류의 서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개펄 조간대의 미소조류는 규조류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밖에 남조류(藍藻類)나 편모조류가 같이 나타나거나 대치되기도 한다.
  부착성 미소 조류는 갯벌 퇴적물의 표면을 생활 기반으로 하는 가장 대표적인 현미경적 크기의 1차 생산자이다. 이들은 규조류 중에서도 주로 우상 규조목에 속하며 파랄리아(Paralia), 나미큘라(Navicula), 니치아(Nitzschia), 암포라(Amphora), 코코네이스(Coconeis)를 비롯하여 많은 속(屬)이 알려져 있다.

암포라        부착성 미소조류. 갯벌 퇴적물의 표면을 생활 기반으로 하는 대표적인 현미경적 크기의 1차 생산자이다.

 


 

파랄리아 설카타        저서성 규조류로 펄갯벌을 선호한다.세계 각지에 서식하는데 우리나라의 서해에서는 재부유에 의해 식물 플랑크톤으로도 우점적으로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이 미소 규조류인 파랄리아는 연안성 종류로 펄갯벌을 선호한다. 세계 각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의 서해에서는 재부유에 의해 식물 플랑크톤으로도 우점적으로 나타난는 종이다.
  주로 펄갯벌의 개펄 표면에 부착하여 서식하는 규조류는 식물이지만 운동성이 높아 퇴적물 알갱이 사이의 빈틈을 통한 이동이 가능하다. 조수가 밀려올 때는 펄 속으로 잠입하고 조수가 빠지면 표면으로 모여든다. 그래서 갯벌의 표면은 그들이 가지는 색소의 종류에 따라 갈색이나 녹색, 녹갈색 등을 띠게 된다.

갯지렁이가 미소 규조류를 먹은 흔적      펄갯벌에서는 갯지렁이와 같은 표층 퇴적물식자가 섭식한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간조 때 인위적으로 빛을 차단하면 펄속에 잠입하는 것으로 보아 조수 간만보다는 빛의 조건이 그수직 이동을 지배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저서 규조류는 건조에 대한 내성이 매우 강하여 수개월 동안의 건조에도 충분히 견뎌낸다고 한다. 그러나 모래 갯벌의 표면에 사는 규조류는 점액질을 분비하여 모래 표면에 강하게  부착하여 서식하는 습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운동력이 떨어진다.
  한편 규조류 이외에도 부영양화된 내만의 맨 안쪽 갯벌에는 편모조류라는 무리가 갯벌 표면을 변색시킬 정도로 번식하기도 한다.  유트렙티엘라(Eutreptiella)라는 종류가 가장 흔한데 이것이 착생하면 표면은 녹색을 띤다.
  갯벌 환경에 서식하는 저서 규조류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으로는 퇴적물의 입도 조성과 조위, 염분, 퇴적물의 깊이에 따른 빛의 투과정도, 퇴적ㅁ루의 온도, 간극수에서 영양염류의 농도 등의 무기적 환경 요인이 있으며 그 밖에 경쟁과 섭식 등의 생물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식물 플랑크톤
갯벌 생태계에서 식물플랑크톤의 역할은 외해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경기만 모래펄의 표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보면 저서규조류에 섞여 우리나라 연안 해역에 두루 출현하는 내만성의 스켈레 토네마(Skeletonema)나 부유성의 니치아 등 식물 플랑크톤이 많이 발견 된다.
장소에 따라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모래펄 표면에서 채집된 단
  세포조류의 8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갯벌에서는 나비큘라와 같은 저서성 미소 조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이는 평균적으로 식물 플랑크톤의 7배에 가까운 세포 수를 나타낸다. 또 생활 하수와 폐유 등이 섞여 끈끈한 물질 등이 퇴적된 장소나 해안 가까이에서는 가끔씩 편모조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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